1. 개요
아룬드 타로 메이저 아르카나의 13번 카드.
2. 내용
메이저 아르카나 가운데 13번을 장식하는 죽음 카드(Death).
죽음 카드의 전면에는 핏빛 붉은 옷을 입은 한 여인이 있는데 곁에는 그녀를 닮은 몇 개의 그림자들이 보인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시선들은 약간씩 옆으로 어긋나있어 마치 서서히 고개를 돌리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녀의 손에는 붉은 보석이 박힌 검이 있고, 길게 자란 붉은 머리카락은 폭포수처럼 너울거린다. 카드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그녀의 발치에는 빛나는 막대 몇 개가 지키고 있는 관이 놓여 있다. 그녀의 이름은 ‘되돌아오는 자’, 웨인단이다.
그녀의 존재는 전해지는 고대 이스나미르의 여러 전설 가운데서도 가장 이상스럽고 또한 슬픈 빛깔을 띠고 있다. 우선 그녀는 대륙 전체에 널리 퍼진 두 교단, 생명의 무녀 듀나리온과 죽음의 무녀 아스테리온 가운데 아스테리온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아스테리온 무녀가 검은 옷을 입는 것에 반해, 그녀의 옷은 전통적으로 늘 붉은 빛이다. 따라서 ‘붉은 옷의 아스테리온’이라고 하면 흔히 그녀를 지칭하는 것이 된다. 그것은 횐옷을 입는 듀나리온의 시조인 ‘레 클로슈’ 엘리종이 처음부터 ‘흰 무녀’ 또는 ‘흰옷의 엘리종’이었던 것과는 어쩐지 차이가 난다. 그런 몇 가지 까닭들로 인해 엘리종이 듀나리온의 시조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웨인단의 존재와 아스테리온을 결부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미심쩍게 생각하는 학자들도 일부 존재한다.
웨인단, 그녀는 영원히 죽음과 태어남을 되풀이하는 자다.
영영 죽지 않는 자인 엘리종과는 정반대, 즉 몇 번이고 죽지만 다시 계속해서 태어나는 자인 것이다. ‘되돌아오는 자’라는 이름이 뜻하듯, 그녀가 되풀이하는 삶과 죽음은 단순한 윤회를 말함이 아니다. 세상 모든 생명들이 때가 되면 죽고 다시 태어나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할 때 죽고, 어떤 의지가 부를 때 다시 깨어난다. 그렇기에 그녀의 죽음은 진정한 죽음이 아닌 잠이다. 전설 속에서 그녀의 잠은 때로 몇백 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토록 긴 세월 후에 깨어나 칠일만에 다시 잠든 일도 있다. 또한 한 번 잠들고 깨어날 때마다 그녀는 누에처럼 새롭게 진화한다. 다시 말하면 영의 육성이다. 기억은 엷어져 가지만, 대가를 치른 만큼 그녀의 정신은 한층 깊은 이해의 심안을 지니게 되고 능력의 범위는 한 없이 넓어진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고 궁극적인 성취에 이르지 않으며, 또다시 잠든다. 그녀는 지금도 잠들어 있다. 그녀를 부르는 자가 있거나, 또는 그녀 스스로 일어날 때임을 느낄 때까지.
웨인단에 관련된 전설들에 학자들은 몇 군데 기록에서 그녀가 때때로 ‘천공의 소녀’ 파비안느(파비안느 아룬드의 의미 참조), 심지어는 ‘가장 오래된 어머니’ 예니체트리(키티아 아룬드의 의미 참조)와도 동일시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파비안느와 예니체트리가 거의 대부분의 고전 시가에 거론될 정도로 중대한 의미를 지닌 인물이었기에 많은 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이와 관련된 기록들이 지금은 해독법을 거의 잃어버린 ‘축복 문자(고대 마법에서 마법의 매개물로 쓰였다는 주문 글자의 일종)‘로 쓰여져 있어서 널리 인정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부분의 진위에 관한 연구는 고대 이스나미르 연구에서 가장 중대한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웨인단의 모습이 그려진 죽음 카드가 갖는 의미는 너무도 명백하다. 그것은 그때까지의 기억을 지불하고 새로운 영적 단계를 얻는 것이며, 동시에 곧이어 되풀이될 재생을 암시하고 있다.
그녀는 내 생애의 끝마다 사랑하던 자와 익숙한 환경, 친숙한 나를 죽였다. 그리고 다시 깨어날 때면 벅찰 만큼 거대한 깨달음의 선물을 다시 받곤 했다. 그녀를 사랑하는 자, 유리아나키드 인릴은 언제고 그녀를 기다린다. 그녀가 전폭적으로 달라진 만큼, 그 자신도 달라진 모습으로 기다리는 것이다.
웨인단은 완전히 새로운 영의 육성을 위해, 겁내지 않고 자신의 생명을 지불할 용기를 지닌 자이다. 그런 까닭에 이 카드를 얻은 사람에게도 똑같은 것을 요구한다.
아룬드 스프레드에서 타로핀의 자리와 연관된 죽음 카드는 크나큰 신의의 죽음을 암시하며, 그것으로 인해 고통스럽지만 유용한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타로핀과 같이 단단한 차폐막으로 모든 세상의 악으로부터 차단되어 있던 사람은 어느 날 그 벽 속에 이미 들어와 있던 혼돈과 맞닥뜨린다. 그리고 서로를 죽인다. 그는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 몸부림친다. 다시 태어나기 전에 반드시 들어가야하는 이 잠은 참으로 괴롭다. 혹, 버티지 못하고 잠 속에서 무의미한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면 깨어나야만 하며, 그 성취는 또한 너무도 당연하게, 새로 시작된 생애에서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