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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져 있지 않은 것들에 관한 알려진 이야기들

비화/전해지는 이야기
게시글 등록 시각: 2026. 8. 29.
알려져 있지 않은 것들에 관한 알려진 이야기들
작자 류지 로 주하
출처 세월의 돌 8권

1. 개요

2. 내용

‘영혼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숲 깊은 곳에는 죽은 자의 혼을 불러내는 샘이 있으니 이를 ‘영혼의 샘’이라고 부른다. 이 샘으로 들어가는 동굴에는 일 년 내내 짙은 안개가 걷히지 않는다. 숲 근방에 사는 자들은 모두 이 샘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샘에 다녀온 이도 쉽게 만날 수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마법사와 예언자, 또는 호기심 많은 자들이 이 샘을 찾아가 영혼을 불러내려 하지 않는가? 그것은 샘이 찾아온 자들의 소원을 모두 들어주지는 않는 까닭이다. 샘이 산 자의 소원을 받아들여 죽은 자를 불러내어 주는 것은 수십 년에 한 번, 샘에서 붉은 광채가 비쳐 하늘까지 닿는 때뿐이다. 한 번 영혼을 불러내고 나면 샘은 다시 빛을 잃고 수십 년간 빛나지 않는다.

이 샘의 빛은 가까이 사는 자들에게는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다. 샘을 감싼 안개를 뚫고 동굴 천장의 구멍을 거쳐 뻗어 오른 빛의 기둥은 먼 곳, 특히 높은 산에서 굽어보는 자의 눈에 쉽게 띈다.

이 샘이 부른 영혼은 생전의 모습으로 나타나 불러낸 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나 다른 사람과는 대화할 수 없다. 오직 불러낸 사람의 마음과 연결되어 그자의 말만을 듣고 대답할 수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아라스마드는 어떤 영혼이든 불러내어 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영혼 역시 부르는 사람의 소리에 응답할지 아닐지를 결정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나지 못한 영혼은 오랫동안 목적 없이 방랑할 수밖에 없으므로 피로하고 고통스러운 상태이기 쉽다. 그러므로 산 자의 절실한 소원, 또는 생전에 맺어진 깊은 인연이 없다면 영혼은 쉽게 산 자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는다.

-14장 '죽은 자와 대화한 자들'
3편 '아라스마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