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 |
|---|---|
| 작자 | 불명 |
| 출처 | 세월의 돌 |
0. 개요
세월의 돌 전반에 등장하는 서문 시리즈다.
총 10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월의 돌 시점 이전, 몇몇 인물들의 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화자는 매번 바뀌며, 화자를 알기 어려운 내용도 존재한다.
1. 기억 I
나는 꿈을 꾼다.
목소리를 듣는다.
「네게 친숙한 그 세계,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아?
그건 유리에 비친 불빛일 뿐
유리가 깨지면, 끝나버린다고.」
나는 깨어난다.
잊어버린다.
2. 기억 II
「가지 마.」
그녀는 기둥에 기댄 채 숨을 멈추었다. 그런 식으로라도 시간을 멈추고 싶은 것처럼. 그러나 시간은 단지 잿빛으로 변해버렸을 뿐이다.
「가야 해.」
바람이 그의 어깨 위의 금빛을 쓸며 사라져간다. 그의 눈빛은 영원히 푸를 듯하다.
천년을 산다는 엘프의 수명은 이제 축복이 아니었다. 인간들처럼, 그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수십 년에 불과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하루도 천년처럼 길다면 물리적 시간의 길이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
줄지어 세워진 기둥들은 세월을 타지 않는 회색 팔과 무심한 얼굴을 가졌다. 그 사이로 모나드(가을)의 잎들이 슬픈 얼굴을 하고 떨어져 있다.
「미칼리스 마르나치야, 시간이 되었소.」
그를 데려가려는 마법사의 말소리가, 닥쳐오는 세계의 종말보다도 더 지독한 선고로 들린다. 미칼리스는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말한다.
「잊어버려.」
「불가능해.」
입 밖에 내지 못한 말을 입술만으로 뇌까려 본다. 듣지 못한 그는 몸을 돌려 멀어져 간다. 모나드의 잎 속으로, 갈색 발자국만을 남기고.
「나를 기억하겠어?」
미칼리스 마르나치야가 에제키엘을 따라가기 전, 이베카 민스치야와 나눈 대화로 추측된다. 세월의 돌 1권에 해당 서문이 실린 챕터 이름이 ‘엘프의 이름을 가진 도시’이며 이 도시의 이름은 ‘이베카’이다. 이베카는 원래 ‘힘보른’이라는 이름의 도시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꾸었고, 시장 대대로 이베카라는 이름을 가지게 했다. 자세한 내용은 이베카 민스치야 문서 참고.
3. 기억 III
「당신의 봉인은 무슨 의미였습니까.」
늙은 마법사는 그의 앞에 선 젊은이를 지켜본다. 이제는 그의 시대이다. 천 년 동안 그는 따르는 자밖에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젊은이는 이끄는 자였다. 젊은이의 머리는 검푸르고, 얼굴은 갓 피어나 흰 작약 같다.
젊은이는 마법사의 로브도, 전사의 갑옷도 걸치지 않았다. 현명한 기품과 활달한 기개, 그에게는 두 가지가 다 갖춰져 있다. 그는 긴 여행을 하는 자에게 어울리는 튼튼한 망토를 택했다.
「봉인이란 약속이다. 그리고 대가다.」
두 사람은 오래 전에 무너져 아무도 살지 않는 대리석 홀에 마주 서 있다. 바닥에 깔렸던 돌은 갈라졌고, 틈새는 덩굴 식물이 메웠다. 절반만 남은 지붕 위로 하늘이 보이고, 새가 푸드덕 날아간다. 젊은이는 고개를 들어 보고 미소짓는다. 곧 겨울이 오겠지만 그는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약속을 한 자는 그것을 지킨다. 받은 것은 되돌려준다. 공포를 봉인하면 희망도 사라질 것이며, 희망을 풀어놓으면 공포도 되살아난다. 봉인자는 대가를 치른다. 하나를 잃어야만 하나를 얻는다. 그것이 내 시대의 봉인이다.」
「잘 알겠습니다.」
젊은이는 허리를 굽혀 보인다. 그가 쥔 마법사의 지팡이는 새로 깎은 것이다. 허리에는 얇은 검을 매달았다.
「네가 떠나면, 돌아오는 것은 무엇인가.」
「저는 값보다 더 많은 것을 만들 것입니다. 빵을 먹으면 빵을 만든 자보다 더 일할 것이고, 씨앗을 심으면 수백 개의 씨앗이 열릴 것을 기대할 것입니다. 은헤를 입으면 영원히 보답할 것이고, 오른손을 얻으면 두 손을 다 내주겠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사랑하면 저는 그를 세상만큼 사랑하겠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교환이며, 저는 교환만으로도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모두가 홀로 서 있을 때, 처음으로 손을 내민 이가 있어 세상이 시작됐습니다. 마지막의 누군가는, 아무의 손도 받지 못한 채 손을 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저의 봉인입니다.」
「가거라, 에제키엘. 너의 시대가 시작되었구나.」
젊은이는 떠났다. 늙은 마법사는 무너진 홀에 오랫동안 남았다. 이듬해 가을 잎이 다 지고, 마침내 젊은이의 소식이 들려올 때까지.
에제키엘이 균열을 막는 여정을 시작하기 전, 아스트라한 데바키와 나눈 대화로 추측된다.
대화에서 엘프와 에제키엘의 견해 차이가 드러난다. 아스트라한을 비롯한 엘프는 1대 1 교환, 즉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얻는다를 중시한다. 미칼리스가 파비안에게 활 쏘는 법을 가르쳐주면 자신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거냐는 질문처럼 공평한 관계와 등가교환을 중시하나, 에제키엘은 받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겠다는 이타적이며 이상적인 가치관을 추구한다.
4. 기억 IV
…왜 그대는 끝나는 곳에서 시작하려 하는가, 왜 그대는 알 수 없는 것을 알려 하는가, 왜 그대는 세상이 숨기고자 하는 것을 찾는가, 왜 그대는 다른 행복에 마음 두지 않는가, 왜 그대는 비밀을 알아낸 자에게 주어질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왜 그대는 고통에도, 슬픔에도 굴하지 않는가, 왜 그대는 가장 사랑하는 것을 잃으려 하는가, 왜 그대는 자신을 버리면서도 미소 지을 수 있는가, 왜 그대는 미래에 올 얼굴 모를 인간들을 그토록 믿는가, 왜 그대는 그대의 여행을 끝내려 하지 않는가, 왜 그대는 단 하나의 인간조차 버리지 못하는가…
5. 기억 V
그 손을 나에게, 잠깐이라도 좋으니.
매끄러운 손톱, 흰 손등, 가녀린 손목. 연약한 피조물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안.
비가 오고 또, 오고 있어.
난폭한 폭풍이 몰아치고, 하늘은 캄캄해지고, 별은 내려올 것이고, 육지는 바다가 되겠지.
우린 모두 세상에서 추방당할 거야. 그렇게 영원히.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나면 너와 나마저 없을까.
젖은 들과 세상을 메우는 비마저 없을까.
너와 나의 뺨을 적시는 물은 언젠가 바다의 일부가 되고
맞잡은 두 손은 흩어지고 녹아 흙이 되고
마주보던 눈빛은 지워지고 누구의 기억에도 없겠지.
사라진 것들, 되살아나지 않을 것들.
그러나 이 순간 나를 채우는 건
오직 충만한 현실감.
곧 사라질 것들을 느끼고 기억하려는 나는
“순간일지라도, 이렇듯, 살아 있다는 경이로운 감각 속에 있다.”
내일 부서질 기억이라 해도 한 순간을 기억하겠어.
이토록 생동하는 생명에게 무엇이 불가능한 것일까.
기억하겠어?
나를 기억하겠어?
이제 수많은 시간의 터널을 지날 동안
고통조차 잊은 채 잠들어 있을 우리.
그러나 세계는 다시 눈꺼풀을 들고 새로운 생명들을 껴안는다.
자신을 잃어버린 생명들이 포도송이처럼 엉켜 매달려 있다.
그렇게 그 기억에 매달려 길고 긴 잠을 잘 거야.
이 진혼곡이 그치고
풀꽃으로 태어나 다시 하늘을 바라볼 때까지…
화자를 알기 어려운 내용이다.
언뜻 읽으면 해당 글이 수록된 챕터 내용인 푸른 굴조개호에서 폭풍을 견디는 파비안과 유리카를 연상하게 하나, 끊임없이 내리는 비, 길고 긴 잠, 수많은 시간의 터널동안 잠들어있다는 언급은 태양의 탑 외전 ‘시간은 긴 것이다’를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6. 기억 VI
「다른 방법은 없는 거야?」
「없어.」
꿈인가, 몇 번이고 꾸었던, 깨어날 수 없는 꿈.
수없이 돌이키려 했지만, 결국 그렇게 되고 마는 꿈.
비가 내린다.
「그렇구나.」
비에 젖어 달라붙은 검은 옷, 고개 숙인 은빛 머리. 너는 세상에 미련이 없다고 했지. 그 생각은 지금도 그대로일까?
나의 친구들, 한 종족의 지배자, 그대들은?
왜 이렇게 되어야 했을까?
멈추지 않을 것처럼 비가 내린다.
잘그랑대는 팔찌 소리와 함께 한 손이 어깨에 놓이고 다른 손이 뺨을 어루만진다.
「괜찮아.」
왜, 왜, 꿈에 본 것과 똑같지? 가는 알고 있었어. 그러나 바꾸지 못했어. 무엇 하나도. 달라지게 하고야 말겠다던 수십 번의 맹세가 한 마디 한 마디 또렷한데도.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버린 지금, 나는 무엇을 기대하며 눈물을 참으려 하지?
「네 마음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겠군.」
빗속을 뚫고 들려오는 묵직한 목소리. 내 말을 믿고 자신의 왕국을 내버려둔 채 따라와 주었던 친구. 그러나 나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나약하고 무력한, 보잘것없는 마법사.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은 것밖에 없다.
자신의 무기를 짚고 선 엘프가 숲 사이로 검게 흐린 하늘을 올려다본다.
「작별 인사를 할 때인가.」
화자는 균열을 앞두고 동료들을 봉인시키기 전의 에제키엘인 것으로 추측된다.
7. 기억 VII
“이름이 뭐지?"
"비크."
"남자아이 같은 이름이구나.”
그는 풀숲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온 나뭇잎투성이 꼬마 엘프의 머리에서 낙엽 몇 개를 털어 주었다. 비크라는 꼬마는 그의 손이 닿자 깜짝 놀란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바람에 뺨과 턱에 붙어 있던 풀잎 몇 가닥도 날아 떨어졌다. 마른 풀 뭉치처럼 둥실 올라앉은 꼬마의 헝클어진 갈색 머리에는 인동 꽃을 엮은 화관이 얹혀 있었다.
어디선가 길게 끄는 부르미 바람결에 실려 왔다. 몇 번 되풀이되면서 점차 목소리로 변했다. 젊은 여인이었다.
”이비…이비…어디 있니…”
그는 꼬마 앞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널 부르는 소리야? 네 이름은 이비였어?"
"아냐. 나는 비크야."
"그건 사내애 이름이라니까."
"상관없어. 나는 아버지처럼 커다란 활을 가진 숲의 보호자가 될 테니까.”
그는 웃어버리는 대신 진지하게 대꾸했다.
”그거 좋구나. 그렇지만 이제 가보렴. 어머니가 찾잖아.”
꼬마는 대담하게 대꾸했다.
”가기 전에 네 이름을 말해 줘야지.”
그는 잠시 눈을 껌벅거리며 꼬마를 내려다보았다. 그도 성년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으므로 어쩌면 꼬마와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는 자기 종족의 자랑인 금발을 목 뒤로 넘기고 어깨를 한 차례 으쓱한 다음 대꾸했다.
”친구들은 나를 드노미린크, 즉 ‘푸른 활’이라고 부르지.”
미칼리스 마르나치야와 이베카 민스치야의 첫 만남을 다룬 내용이다.
8. 기억 VIII
은팔찌를 낀 검은 옷의 무녀, 거대한 도끼를 짊어진 붉은 눈의 드워프, 황금 머리 너머로 푸른 활을 멘 엘프, 그리고…
”이제 넷, 이걸로 완성된 건가?”
검푸른 머리의 에제키엘이 노래하듯 가볍게 드워프의 왕에게 답했다.
”맞았어. 진짜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지.”
말끝을 푸른 활의 엘프가 받았다.
”그럼. 진짜 시작은 역시 내가 있고부터지!”
에제키엘을 필두로 한 동료들이 모두 모였을 당시의 상황이다.
9. 기억 IX
당신을 잊기 위해 많은 곳을 방랑했습니다.
대륙을 가로지르고 바다를 건넜습니다. 섬의 흙을 만졌고 숲의 이름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가슴속에 간직한 그대의 모습을 더욱 강하게, 잔인할 정도로 각인시켰을 뿐 내 방랑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바라본 구름은 그대의 모습을 하고 나를 굽어보았고, 지친 목을 축이려 다가든 우물 속에도 그대의 푸른 눈빛이 보였습니다. 그대는 어쩌면 세상의 모든 꽃과 바람, 향기와 속삭임 속에 빠짐없이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었는지요.
그런 것들을 바라보는 내 입가엔 저도 모르게 미소가 어립니다. 짧은 행복 속에서 모든 것을 잊고서. 곧 깨닫고 떨쳐내려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 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무모한 여행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그대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대가 내쫓는다면 이제는 문설주를 붙들고, 닫힌 울타리 앞에 무릎을 꿇고라도 쫓겨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대의 신발을 품에 껴안고 아무 데도 가지 못하도록 할 겁니다. 다른 것을 보지 못하도록 그대의 눈이 가는 곳마다 맨발로라도 뒤쫓을 겁니다.
두렵지 않느냐고요? 네, 두렵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이토록 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그렇게 두렵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맺어지지 못하고 다시 태어나 서로를 찾아 헤매야 할까봐, 이 묵은 짐을 그대가 덜어주지 않을까봐, 그것이 두렵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나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곤 합니다. 그러나 그대가 불러 줄 이름 하나면 다른 것은 모두 허물 벗듯 내버릴 겁니다.
내 힘과 진심을 다해서, 삶의 끝까지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세상이 내일 멸망한다고 해도 내 관심사는 오직 그대의 사랑을 얻는 일뿐입니다.
나 에제키엘 나르시냐크, 그대의 노예로 삼아 주십시오.
화자는 에제키엘로 조피스티네 위텔스바른에게 건네는 대화인 것으로 추측된다.1
예지력을 가져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던 조피스티네의 아버지가 죽고 나서야 두 사람은 재회해 결혼했고, 그 전까지 서로 떨어져 지냈다고 한다. 이야기의 시점은 방랑을 마치고 돌아온 에제키엘이 여전히 조피스티네를 잊지 못하고 고백하는 상황인 것.
10. 기억 X
그대를 위해 몇 글자 적고 갑니다.
아직은 나 없는 그대의 생활을 상상할 수가 없군요. 내가 세상 어느 곳보다 이곳에서 행복했기 때문인가요? 그대와 나의 집, 모든 것이 너무 익숙해서 나만이 사라진 풍경을 아직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곧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알아요. 내가 사랑한 그대는 늘 그런 모습이었어요.
몇 달 전에 당신을 기쁘게 해주려고 사과주를 조금 만들어서 찬장 안쪽에 숨겨 두었습니다. 조금 더 있어야 제대로 익을 텐데. 당신이 만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에 어울릴 맛이 날지 궁금하군요. 내가 먼저 맛을 보고 자신 있게 내놓았으면 좋았으련만.
또, 내 일기와 책 몇 권 적어놓은 것이 다락에 있는 쇠징 박힌 나무 상자에 있습니다. 곧 있으면 태어날 꼬마에게 물려줘요. 녀석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몹시 아쉽군요. 당신을 닮은 딸일까, 나를 닮은 아들일까.
내 걱정은 하지 말아요. 우린 다시 만날 거잖아요. 당신도 알고 나도 아는 것처럼 우리는 여러 번 만났고, 또 다시 만날 거잖아요. 당신이 없는 세상이라면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으니까 법칙의 장로라 해도 제멋대로 하지는 못하지요. 나는 대마법사 에제키엘, 누구도 함부로 내 운명을 바꾸진 못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조피
비록 삶은 영원하지 않지만 그대와 나를 묶은 운명의 끈은 영원합니다. 당신은 내 오랜 짐을 덜어 주었고 우리는 서로의 짐을 나누어 가졌지요. 이제는 결코 혼자 질 수 없는.
헤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잠깐 외출하는 것뿐. 당신이 생애의 저녁을 준비할 때쯤이면 나는 웃으면서 당신에게 돌아올 겁니다. 그리고 곁에 서서 저녁 메뉴가 뭔지 궁금해 하고 있겠지요. 언제나처럼 잘 가르쳐 주지 않는 당신 곁에서.
다시 만날 겁니다. 운명 속에서, 되풀이해서, 영원히.
에제키엘 나르시냐크,
당신의 친구이자 영원한 동반자.
에제키엘이 균열의 날을 앞두고 자신의 아내 조피스티네 위텔스바른에게 남긴 편지이다.
- 1. 통신연재 시절에는 없었고 이후에 추가된 이야기다. ↩